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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멘탈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 피터손의 작품입니다. 한국인 이민자 부모로부터 태어나 성장한 재미교포 2세인 그가 엘리멘탈이라는 작품으로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며 낯선 타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부모님에 대한 묘사를 담았습니다. 2023년 6월 14일 개봉한 엘리멘탈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27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4원 소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 엘리멘탈 공식 포스터
    영화 엘리멘탈 공식 포스터

    엘리멘탈 영화 줄거리

    영화 엘리멘탈은 네 가지 원소 불(Fire), 물(Water), 공기(Air), 흙(Earth) 모여사는 엘리멘트 시티로 불 속성 신더와 버니가 이곳으로 오면서 시작됩니다. 물 원소가 많아 불에게는 위험요소가 많지만 폐가에 자리 잡고 전통적인 불족 가게를 운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그들에게는 딸 엠버가 태어납니다.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큰 엠버는 언젠가 아버지에게 가게를 이어받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아버지를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엠버는 가게에서 일하며 자주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폭발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는데 어느 날, 레드닷 세일에 많은 진상 손님들이 몰리고 정신없이 일하던 엠버는 지하실로 가서 분노를 터트리고 맙니다. 엠버의 폭발로 하수도 물이 누수되기 시작하고 거기서 시청 조사관 물 원소 웨이드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엠버와 다르게 유연하며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로 처음에는 엠버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는 파이브 기준 미달이라며 엠버네 가게의 딱지를 발급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의 걸리며 가게는 폐쇄 위기를 맞게 됩니다. 본인에 잘못으로 부모님을 실망시킬 수 없던 엠버는 시청으로 직접 찾아가며 문제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담당과 게일을 만나 금요일까지 시간을 줄 테니 문제 해결을 하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엠버와 웨이드는 물이 흐르는 원인을 찾기 위해 같이 다니며 둘은 알게 모르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엠버는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하면서 아빠와 함께 비비스테리아 나무를 보러 갔는데 불은 위험하다며 입구에서 저지당했던 이야기를 꺼냅니다. 부서진 수문 사이로 물이 흘렀던 원인을 알게 되고 쌓인 모래주머니를 이용해 부서진 수문을 임시방편으로 막아 놓습니다. 바닷가에서 모래주머니를 만들던 중 엠버의 불길로 모래가 강화 유리고 변하게 되는 걸 보고 강화유리로 수문을 막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엠버는 드디어 아버지에게 가게를 맡아서 운영해 보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가게 소식을 듣기 위해 웨이드를 찾은 엠버는 그의 권유로 가족들을 소개받습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던 그들은 담당자에게서 엠버 가게 딱지가 취소됐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집에 가는 길 기분이 안 좋아하진 엠버, 사실 그녀는 가게를 물려받고 싶었던 게 아니라 가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솔직한 마음을 웨이드에게 전합니다. 은퇴를 결정했단 아버지 말과 어머니에게 둘의 궁합이 맞지 않다는 소리를 들으며 웨이드에게 이별 고백 하려 하지만 "왜 남이 정한 대로 살아야 하냐?"는 웨이드의 말을 듣고 인생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숨은 의미

    1. 이민자 정체성에 대한 은유

    엘리멘탈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다양한 숨은 의미를 영화 안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피터 손 감독은 자신의 한국계 부모님 이민사를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냈고 처음 엘리멘트 시티의 입국하면서 이름이 바뀌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뿐만 아니라 문화가 바뀌면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그들은 그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특히 영어 한마디도 하지 못했던 부모님들이 식품점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이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찾아 해결했고 그런 부모님의 공감대를 영화에서 구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국인의 피를 가졌지만 낯선 타국에서 살면서 오히려 정체성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2. 다른 존재가 함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불과 물은 섞일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 극 중 엠버는 불, 웨이드는 물인데 관연 다른 존재가 함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결말은 엠버와 웨이드는 함께 하면서 서로 다르기에 더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많은 관객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누굴까? 많이 궁금했을 텐데 감독은 스팀 베이비, 즉 뜨거운 증기라고 했습니다. 원래는 엔딩에 스팀 베이비를 넣으려고 했지만 TMI가 될 거 같아서 넣지 않았다고 합니다.

    3. 차별, 빈곤, 경제적 불평

    Firetown 주민들이 주변에서 차단당하고 일자리도 제한된 현실은 실제로 이민자 커뮤니티의 삶을 닮았습니다. 영화는 이를 단순 묘사 수준을 넘어서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은근히 제시되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게 본 장면이 바로 엠버와 신더가 비비스테리아 나무를 보려 갔는데 불이라는 이유로 입장 조차 하지 못했고 결국 그곳은 몇 년 뒤 물에 잠가 영영 비비스테리아 나무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뉴욕으로 이민 간 감독이 겪었던 인종과 문화를 만나면서 겪었던 차별을 영화 스토리에 투영한 거 같았습니다.

    4. 공유하는 정서로서의 감정 연결

    웨이드의 눈물과 엠버의 불꽃이 서로를 살리는 순간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공감과 이해, 타인의 고통에 기댈 줄 아는 세계관을 상징합니다.

    5. 한국적 요소

    엠버의 집에 방문한 웨이드가 아빠 신더와 마주치는데 신더는 웨이드에게 전통음식이라며 뜨거운 음식을 건넵니다. 감독 직접 밝힌 비하인드로 매운 음식을 처음 먹는 외국인을 생각하며 표현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또한, 엠버가 아빠를 아스파라고 부르는 장면도 우리나라 말인 '아빠'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고향을 떠나 절을 하는 장면은 감독이 아버지가 절을 하셨던 모습을 모티브 하여 만들어진 장면입니다. 특히 불 속성의 엠버는 화끈하고 성격 급한 한국인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영화 엘리멘탈을 보고 난 후 

    처음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예상과는 달리 깊이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원소라는 독창적인 소재를 캐릭터로 의인화해 그려냈다는 점만으로도 신선했지만 그 안에는 이민자 정체성, 세대 간의 간극, 다양한 인간적인 고민을 함께 다룬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시각적인 완성도 또한 인상 깊었습니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고 화면 가득 펼쳐진 불과 물, 흙과 바람의 조화는 그 자체로 관객의 시선을 끌어당겼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다른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화려한 비주얼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독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연출했다는 사실은 곧 작품의 뿌리와도 연결되었고 이민자로서의 삶과 정체성과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가족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직접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이민자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시선을 영화 속에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웨이드와 엠버가 서로의 가족을 만나고 음식을 나누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는 과정은 세대와 문화가 교차하는 순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장면에서 느껴지는 작은 연대의 힘은 낯선 땅에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 같았습니다. 결국 엘리멘탈은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어려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부딪히고 이해하며 만들어가는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이는 따뜻한 사랑이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원소를 의인화해 스토리를 풀어낸 방식은 관객에게 신선한 상상력을 제공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엘리멘탈은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이면서 사회적 의미와 감정을 동시에 품은 영화로 기억될 것 가습니다.